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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상 발견은 일상 속 작은 변화에서
작성자 관리자 보도일 2012-11-23 조회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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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112344721

치매 증상 발견은 일상 속 작은 변화에서





 글/ 김옥준 (분당차병원 신경과 교수)








 “시어머니 방이 비어 있었다. 불과 10분 전만 해도 방안에 계셨는데…. 무서웠다. 아들에게, 이웃에게 시어머니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허겁지겁 찾아나섰다. 파출소에 신고도 했지만 허사였다. 밤이 늦어서야 집 근처에서 걸어오시는 어머니. ‘어디에 다녀오셨냐’고 물으니 이미 없어진 지 오래된 뒷산에 나물을 캐러 다녀오셨다고 한다. 원망스러움과 고마움이 교차했다.”





 7년 동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셨다는 어느 며느리의 이야기다. 절절함보다 어머니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선연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가출사고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엔 656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사회가 늙어가는 속도에 비례해 치매 환자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치매는 예부터 나이가 들면 저절로 생기는 것으로 ‘노망’이라고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치매는 기억능력과 관련 있는 인지장애가 일상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로 진단할 수 있는 엄연한 질환이다. 노망은 잘못된 편견이 가져온 용어이기 때문에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 맞다.





 치매는 발병 초기에 발견하고 빠른 치료를 한다면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진행을 완만하게 늦출 수 있다. 치매를 가정에서도 쉽게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에 남의 도움이나 지시 없이도 잘하던 일을 어느 날부터 아무 이유 없이 못하게 되면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한다. 이런 증상을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라고 부른다. 전화를 사용하고 물건을 사고 식사 준비를 하고 집안일을 하는 등 일반인에게는 쉽고 당연한 행동이 치매 환자에게는 커다란 난관이다. 이런 장애는 치매 초기부터 발견된다.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는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동료·이웃 등 주변인이 발견하기 쉽다. 초기에 발견되는 치매는 일상생활수행능력의 개선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치매를 조기에 발견, 일상생활수행능력의 개선 훈련을 통해 호전에 이른 사례가 적지 않다.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를 비롯해 치매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은 환자와 보호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기발견 못지않게 적절한 치료도 중요하다. 치매 환자가 보이는 여러가지 증상과 함께 일상생활수행능력 유지에 효과를 보이는 약물도 시중에 나와 있다. 한번 부착으로 약물이 24시간 동안 고르게 체내에 퍼질 수 있도록 고안된 패치형도 있다. 치매 환자들의 고통을 막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점검이 필요하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지 말고 스스로를 관리하고 주변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치매 극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인 것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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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치매 증상 발견은 일상 속 작은변화에서” (2012.11.23.)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11234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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