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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치매 아내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 딴 남편
작성자 관리자 보도일 2013-05-09 조회 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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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9/2013050900263.html?related_all

- 기사내용(원문)

[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치매 아내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 딴 남편 "요양원서 실습한 후 아내 보낼 생각 접었다"





▶ 다른 노인 질환자와 똑같이 보호사 1명이 8명씩 맡아…


"여기저기 대소변 묻어있고 밥 달라고 고함… 아비규환


"배고프다는 환자에 간식 주니, 보호사는 "나쁜 버릇 들이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4aa80001.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80pixel, 세로 226pixel



     ※ 8일 오후 임춘수씨가 집에서 아내의 얼굴을 닦아주고 있다.

임씨는 매일 아내를 데리고 30분씩 공원을 산책한다. /전기병 기자






4년째 치매 아내를 돌보고 있는 임춘수(69)씨는 3년 전 17년 동안 운영하던 독서실 문을 닫았다. 아내의 치매 증세가 심해지면서 한시도 곁을 비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임씨에게 아내를 요양원에 보내라고 권했지만 임씨는 손사래를 쳤다. 요양원에 보내는 건 아내를 버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신 아내를 좀 더 잘 보살피기 위해 작년 11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임씨는 지난해 10월 한 요양원에 1주일 실습을 갔었다.





"새 건물이 크고 깨끗해서 처음 갔을 때는 진짜 우리 집사람도 여기 보내볼까 싶었어요. 그런데 좀 겪어보니까 그게 아니었어요. 겉만 보고 판단했다간 환자가 동물 취급받기 십상이더라니까요."





임씨가 찾은 요양원에서 치매 환자는 요양보호사들이 가장 꺼리는 존재였다. 치매 환자는 다른 환자와 달리 통제가 안 되지만 그 요양원은 다른 노인 질환자와 똑같이 요양보호사 1명이 치매 환자 7~8명을 담당하게 했다. 임씨는 "대·소변이 여기저기 묻어 있고, 소리 지르는 사람, 밥 달라고 행패 부리는 사람들로 지옥이 따로 없었다"며 "실습생들이 없을 때에는 침대에 묶어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요양원은 환자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을 채용하도록 돼 있다. 이들이 3~4교대로 일하면 보통 요양보호사 1명이 평균 7명, 많게는 10명을 동시에 돌보게 된다. 간병인 1명이 치매 환자 1명을 돌보기도 쉽지 않지만 치매 환자를 위한 예외 규정은 없다.





치매 환자의 식사 시간도 임씨에겐 큰 고통이었다. "먹기 싫다고 해도 일단 입에 넣고 봐요. 막 뱉으면 식판을 싹 치우더라고. 좀 있다 아무리 배고프다고 해도 다음 식사 때까지는 국물도 안 주더라고요." 임씨는 "배고플 때마다 옆에 붙어서 밥을 떠먹여 줄 사람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다더라"며 "그 요양원에서 치매 환자는 인간이 아니라 사육당하는 동물이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요양원에서 1주일을 보낸 후 '요양원에 보내볼까' 하는 생각을 아예 접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같은 시스템에서는 요양원이 특별히 치매 환자에게 공을 들이지 않는 한 치매 환자가 방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는 임씨 부부의 결혼 42주년이다. 임씨는 작년 10월 2년간 돌보던 치매 아내를 숨지게 하고 따라 죽으려 했던 남편의 이야기를 꺼내자 "그 기사를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분 심정을 십분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내 남은 시간은 집사람 옆을 지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집사람은 언젠가 나도 못 알아볼 거다. 그때쯤 되면 내 삶의 의미가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 보도원문(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9/2013050900263.html?related_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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