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早期 진단받은 후 5년째… 그녀는 오늘도 남편과 함께 일하러 나간다
작성자 관리자 보도일 2013-05-04 조회 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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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4/2013050400248.html

- 기사내용(원문)


早期 진단받은 후 5년째… 그녀는 오늘도 남편과 함께 일하러 나간다





[3] 빨리 발견하면 이긴다… 치매 아내와 老年 보내는 서소광씨





▶ 남편, 5년 전 예전과 달라진 아내 모습 보고 곧장 병원 찾아


▶ "예전처럼 실버극장서 영화 보고, 옷 구경하러 동대문 다녀"


▶ 조기 발견해 요양원 비용 안들고, 약값도 月10만원이면 충분









장덕례(여·63)씨는 지난 2008년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두 달 만에 65㎏이던 체중이 48㎏까지 빠졌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문제가 생겼다. '똑 부러진다'는 말을 듣던 장씨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것이다. 주변에선 "생기가 돌던 (장씨의) 얼굴이 확 늙어 보인다"는 말도 했다.





남편 서소광(70)씨는 아내에게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해 함께 분당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CT(컴퓨터 단층 촬영)와 MRI(자기 공명 영상) 촬영 결과 알츠하이머 치매라는 진단이 나왔다. 장씨는 "아무리 초기라고 해도 치매 걸린 식구 때문에 가족의 삶이 무너지는 드라마 장면이 떠올랐다"며 "친구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사람이 없으면 개밥을 먹는다는 얘기까지 해 절망적이었다"고 말했다.





아내 장씨가 치매 진단을 받은 지 5년이 지난 지금 서씨는 "조기에 진단을 받는다면 치매는 절망적인 병이 아니다"고 말한다. 장씨를 진료한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서씨 부부는 치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는 서씨 부부를 만났다. 장씨는 흔히 치매 환자라고 할 때 떠오르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장씨는 주방으로 들어가 능숙한 솜씨로 커피를 끓였다. 서씨는 "의사 선생님의 조언대로 평소에 하던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하고 운동을 많이 하면서 처방받은 약을 빼먹지 않고 먹은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는 처방에 따라 치매 치료제와 뇌혈관 치료제 등 세 가지 약을 매일 복용하고 있다.






       ※ 지난 1일 경기도 용인 자택에서 남편 서소광(왼쪽)씨와 5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 장덕례씨가 자신들의 결혼사진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서씨 부부는 모범적으로 치매를 관리하고 있는 가족으로 꼽힌다. /이명원 기자





서씨 부부의 일상은 아내 장씨가 치매에 걸리기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씨 부부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서씨가 운영하는 상패 제작 업체에 나간다. 서씨가 상패를 만들면 장씨는 포장해서 상자에 넣는다. 서씨는 "아내가 치매에 걸리기 전과 다름없이 똑소리 나게 일을 한다"며 "기억력이 예전만 못하고, 한 말을 또 하거나 불안해 할 때가 있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요리와 세탁 등 가사도 여전히 아내 몫이다. 서씨는 "예전처럼 실버 극장에 가서 영화도 보고, 옷 구경, 시장 구경하러 동대문에도 다닌다"며 "부부가 늘 함께한다는 사실만 달라졌다"고 말했다.





치매를 조기 발견한 덕분에 금전적 부담도 덜었다. 우선, 치매를 뒤늦게 발견해 사설 요양원에 들어가게 됐을 경우 감당해야 할 매달 요양비 수백만원 부담이 없다. 치매 환자 한 명을 돌보는 데 연간 1968만원이 든다는 사실은 서씨 부부에게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서씨는 "6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와 한 달에 10만원꼴로 약값을 낸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집 근처에 있는 용인 치매센터에 가서 운동하고 치매 가족 교육을 받는 것은 모두 무료"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치매 환자와 가족의 상황이 서씨 부부와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치매 환자가 증상 발생 후 첫 치료를 받기까지 평균 2년 반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재팀이 심층 인터뷰한 치매 가족 30가구 가운데 서씨 부부처럼 조기 진단에 성공한 가족은 채 열 가구가 되지 않았다.





서울에 사는 김모(여·53)씨의 어머니(82)는 지난 2000년 치매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씨는 "어머니는 평소 누구보다 온화했던 분인데 갑자기 화를 내고 헛소리를 계속했다"며 "잠을 안 주무시고 6·25전쟁 당시의 기억, 시집 생활에서 힘들었던 점을 밤새도록 얘기하는 날이 많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어머니가 치매 환자라는 사실을 5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됐다. 그 사이 김씨 어머니의 증상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김씨는 "어머니가 대소변을 못 가리고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건 물론 제대로 거동을 할 수 없어 휠체어에서 생활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개인 간병인에게 매달 250만원을 주고 약값과 병원비, 기저귀값으로 7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김씨는 "형제자매가 '엄마를 잘 못 모셨다. 천벌을 받을 거다'란 소리를 하는데 이럴 때면 억울해서 눈물이 난다"며 "초기에 치매를 발견하지 못한 게 한(恨)이 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치매 초기를 넘어서면, 가족은 날마다 6~9시간 동안 환자를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지키기 위해 매달려 있어야 한다"며 "치매 환자 가족은 직장을 그만두거나 막대한 요양비를 부담해야 하는 고통도 받게 된다"고 말했다.





- 보도원문(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4/20130504002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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