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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까먹어" "나이들면 다 그래"… 이런 말 오가면 치매 早期검진 필요
작성자 관리자 보도일 2013-05-04 조회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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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4/2013050400223.html

- 기사내용(원문)


“잘 까먹어" "나이들면 다 그래"… 이런 말 오가면 치매 早期검진 필요





[3] 빨리 발견하면 이긴다… 최대의 敵은 애써 외면하는 나 자신


▶ 초기증상, 일상대화서 충분히 의심 가능하지만 쉽게 지나쳐


▶ 함께 모여서 취미·봉사 등 새로운것 배우면 뇌 건강에 도움


▶ 타인 자주 만나면 자신의 이상 행동 발견할 확률도 높아져








주부 이선미(가명·52)씨는 작년 2월 병원을 찾았다가 치매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1년여 전부터 기억력 감퇴 현상이 시작됐다. 주로 자주 쓰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을 못 했다. 적금 통장을 찾아 온 집안을 뒤졌고, 외출 전 휴대폰을 찾느라 한참을 허비하다 냉장고 안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다 '약속 자리에 왜 안 오느냐'는 전화를 받은 일도 있다. 이씨가 친구들에게 이런 증상을 토로하면 언제나 똑같은 말이 돌아왔다. "얘, 나도 똑같아. 우리 나이가 그런 나이라더라."





"나이 탓"이라며 웃어넘기던 이씨의 치매 발견은 우연이었다. 남편이 건망증이 심해졌다며 병원을 찾을 때 동행했던 이씨도 별생각 없이 같이 검사를 받았다. 남편은 정상이었지만 이씨는 MRI(자기 공명 영상) 촬영 결과 미세한 뇌 위축이 발견됐다.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였다. 곧장 약을 먹기 시작한 이씨는 지난달 기억력 검사에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에서 더 진행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뇌 위축 현상의 완치는 어렵지만, 상태가 더 악화하지는 않고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김희진 한양대 의대 교수는 "치매는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치매 초기 증상을 너무 쉽게 지나쳐 버린다"고 말했다.





직장에 나가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에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주부는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작년 말 김 교수로부터 치매 진단을 받은 60대 여성은 4년 전부터 치매를 앓았지만 본인은 물론 가족도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반면 2010년 치매 진단을 받은 한 60대 남성은 치매를 조기 발견했다. 팬션을 운영하던 이 남성은 거스름돈 계산을 자꾸 틀려 자기에게 문제가 생겼음을 빨리 알아챌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치매를 조기 발견하려면 주변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본인에게 생긴 변화를 다른 사람들이 더 빨리 눈치 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예전과 달라진 것 같다' '요즘 좀 이상하다'는 말을 들으면 한 번쯤 증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라고 권한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취미 생활, 봉사 활동이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행동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되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이상 행동이 눈에 띌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치매 조기 발견의 가장 큰 적(敵)은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치매 증세를 농담으로 넘겨버리거나 애써 무시하고 숨기려 하기 때문이다. 김희진 교수는 "자신의 판단이나 기억에 문제가 생긴 걸 쉽게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40∼50대 이른 나이에 치매 증상이 나타나면 이를 더 숨기려 하는 경향이 있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1주일째 책가방을 안 챙겨준 40대 엄마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약물치료를 권했는데 남편이 알까 겁난다며 치료를 포기했다"면서 "이런 잘못된 인식이 치매를 더 심각한 문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초기 증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도 치매 조기 발견을 어렵게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불안해 하고 긴장하거나, 불면증, 화를 자주 내는 것은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이다. 실제로 많은 치매 환자가 증상을 잘못 알고 치매약 대신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 체중이 이유 없이 빠지는 증세는 다른 여러 성인병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 치매 증상 리스트를 이용한 자가(自家) 테스트만 믿는 것도 위험하다. 자가 테스트에서는 치매 위험군에 해당하지 않는 안전한 점수가 나와도, 실제로는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 또 치매 증상은 중증이 되기 전까지는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수시로 나타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치매 증상을 충분히 숙지하고, 증상이 일정 기간 반복되면 병원을 찾아 CT(컴퓨터 단층 촬영)나 MRI(자기 공명 영상), PET(양전자 단층 촬영)를 이용해 뇌를 촬영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 보도원문(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4/20130504002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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